독서리뷰2013. 6. 8. 16:40

 

 

땅덩어리와 자본이 거대한 만큼 몸뚱이도 거대한 나라, 미국. 어른 인구의 35%가 비만(2012년 통계)인 미국이 여기까지 오기에는 미국인들이 섭취하는 음식 중 집에서 만든 음식보다 공장에서 만든 음식의 비중이 더 커진 탓이다. 제조 음식의 시장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은 점유율을 따내기 위해 앞다퉈 음식에다 소금과 설탕, 지방을 첨가해서 더욱 더 자극적이고 환상적인 쾌감을 배달하는 제품을 제공했고, 이 첨가제들은 고스란히 소비자들 안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비만에서 비롯된 고혈압 관련 질병 (심장병, 뇌졸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가 먹는 것이 과연 안전한가에 대한 질문은 벌써 여러 번 제기되어왔다. Super Size Me 또는 Food, Inc. 같은 다큐는 제조된 음식, 특히 패스트푸드가 얼마나 쓰레기같이 제조되고 쓰레게같은 몸을 만드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바 있다. 이에 비해 퓰리처 상을 수상한 마이클 모스가 쓴 책 Salt Sugar Fat가 비추는 제조식품의 실체는 약간 다르다. 몸이 쓰레기가 되는것은 똑같지만 제조식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그렇지 않다. 당신 앞에 있는 콜라 캔 안에는 최첨단 기술과 과학자들의 치밀한 연구로 만들어진 완벽한 제품이 들어 있는 것이다. 과연 길건너 있는 편의점이 그렇게 만만한 곳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우리는 콜라캔의 영양 분석란에 적힌 39g의 설탕 함유량을 보면서 (안봤다면 어쩔 수 없지만) "와 설탕 많이도 들어갔네"라는 선에서만 생각을 하지만 이 39g은 코카콜라의 수많은 실험과 정교한 수학 모델에서 추출된 숫자다. 이와 같이 식품업체 회사들은 탄산음료 외에 과자, 냉동식품 등에 설탕과 소금, 지방의 황금비율을 찾아 흔히 말하는 "Bliss Point"(황홀 지점)에 도달하려고 인력과 자본을 쏟아붇는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업체들의 과학자들이 설탕과 소금이 최대한 혀에 빨리 흡수 될 수 있도록 분자 구조까지도 변형한다는 것이다. 업체들의 이런 세밀한 관심에 나는 약간 기겁했다.

 

다만 책의 내용이 워낙 미국적인 이야기라 한국에서도 연관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이다. 미국인들이 저렇게 제조식품을 먹게 된 이유는 제대로 밥먹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워낙 바쁘고 워킹맘들이 많아졌기 때문인데 한국사람들은 미국사람들보다 더 바쁘면 바빠도 먹을것만큼은 잘 챙겨먹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편의점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추세는 한국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경고다. 게다가 한국도 워킹맘이 점점 늘어나면서 밥상에서 밥을 먹을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현재가 한국의 미래가 되지않도록 꼭 먹는 것만은 잘 챙기자.

 

Posted by 이머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