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2013. 2. 4. 01:23








놀아야 성공한다.


열심히 일해야 성공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의 반대가 노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에게는 어처구니가 없는 소리다. 의도적으로 독자들에게 충격을 줘서 책을 집도록 만드는 제목이다.



왜 놀아야 하는가?


독자들은 책의 제목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은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1초도 아까운 이 세상인데 그 아까운 시간을 노는 데 투자하라니 얼마나 생뚱맞는가. 하지만 김정운 교수는 한국사람들이 놀이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죄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1945년 독립 후 제대로 먹을 것 조차 없었던 한국인에게, 그리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짖밟았던 군사독재 정권아래에서 행복은 사치일 뿐이였다. 90년대에 살만해져서 여유를 가지기 시작하기 무섭게 IMF가 터졌다. 좀 놀아보겠다고 하다가 호되게 혼난 것이다. 


하지만 20세기에 성공의 지름길이였던 성실과 근면은 21세기의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21세기의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정보와 정보들의 관계를 다르게 정의하고 맥락을 바꿀 수 있는 창의성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놀이를 통해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하여 재미를 느끼는 "노는 놈"인 것이다. 노는 사람이 창의적인 사람이다.  



노는 것은 무엇인가?


한국에서 논다고 하면 뭘 할지 뻔하다. 폭탄주. 룸살롱. 노래방.


김정운 교수는 한국의 경제는 선진국 수준일지라도 여가문화 수준은 아직 후진국이라고 비판한다. 그리고 한국이 계속 이렇게 놀다가는 제2의 IMF가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왜냐하면 최근에 주40시간 근무제를 통해서 여가시간이 늘어났지만 대책없는 여가시간은 재앙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유럽과 달리 50년만에 인위적으로 주40시간 근무제를 실시했기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김정운 교수는 제대로 된 여가문화 없이는 추가적인 경제발전은 물론이고 이혼률 증가와 출산률 감소같은 사회적 문제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럼 "제대로" 논다는 것은 무엇인가? 김정운 교수는 노는 것을 적극적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놀이의 5가지 특징이 비실재성, 내적 동기, 과정지향성, 자유-선택, 즐거움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놀이라는 개념은 특정한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다 다른 주관적인 것이고 당신에게 무엇이 재미있는지는 당신이 찾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놀이는 노동과 여가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개념이다. 다른 말로는 일도 재미있으면 놀이라는 것이다.



재미란 무엇인가?


영화를 보면 주인공들은 참 박진감과 로맨스가 넘치는 삶을 사는 것 같다. 눈을 돌려 우리 자신의 인생을 보면 참 심심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김정운 교수는 사람들이 재미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된다고 말한다. 세상이 뒤집어지는 재미나 사랑에 대한 환상은 다 할리우드식 상업주의가 만들어낸 집단적인 마약 중독이라고 비판한다. 이런 재미는 오래 가지 못하거나 사람들로 하여금 더욱 자극적인 재미를 찾게 만든다. 재미의 대한 환상을 버리고 사소한 재미를 즐겨야 한다. 내 친구중 한명은 자신이 랩하는 것을 녹음하는 것을, 다른 친구는 사슴벌레 모으는것을 좋아한다. 이런 재미가 오래가는 진정한 재미이고 또한 우리 사회의 문화적 다양성을 담보하는 재미이다.



삶의 목적은 행복


다 행복하자고 삶면서 똥꼬빠지게 열심히 일하는 우리는 과연 행복한 것일까. 우리는 목표를 가지고 앞으로 달려가지만 그것을 가지면 금방 질리고 새로운 것을 원할 것을 너무 잘 안다. 행복은 결과적인 것이 아니다. 내가 재미있어하는 일을 하고 내 놀이를 다른 사람과 같이 즐기는 삶의 과정 그 자체가 행복이라는 것이다. 잘 노는 만큼 행복해진다.



Posted by 이머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