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2015. 1. 12. 16:58

 

 

New Atheism의 핵심적 멤버인 샘 해리스가 저술한 책. 아니나 다를까 종교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꽤나 강한 책이다. 책 표지에는 How science can determine human values라고 적어놓았지만 How religion can't determine human values라고 적는게 더 정확할 듯 하다.

 

샘 해리스의 기본 주장은 윤리라는 것이 상대적이 아니라 절대적이고 과학이야말로 이 절대적 가치를 알아가는데 제일 좋은 도구라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주의와 이로부터 비롯된 political correctness를 매우 싫어한다. 특히 많은 과학자들이 상대주의를 받아들이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길레 종교를 인간 윤리의 한 잣대로 받아들이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예를 든다.

 

교황청은 임신한 여자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낙태를 실시한 의사를 파문했다. 가톨릭에서는 "낙태는 나쁜 것"이라고 못밖아놓은 윤리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여자가 애초에 임신한 이유는 양아버지로부터 강간을 당해 그런 것이었다. 아, 그리고 강간당할때 여자의 나이는 9살. 아무런 잘못이 없고 애를 낳아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여자아이에게 낙태를 실시한 의사는 하느님의 기준으로 옳지 않은 행동을 한 것이다. 반면에 독일 나치 당원들은 단 한명도 파문당하지 않았다. 하느님 기준으로는 위 의사보다 나치 당원들이 더 우월한 윤리적 위치에 있었다보다.

 

이와 같이 종교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도 각자만의 윤리적 기준이 있겠지만 이를 다 포용하는 태도가 틀렸다는 것이 샘 해리스의 주장이다. 딱 보면 그릇됐다고밖에 말할 수 있는 윤리 코드가 있지 않느냐.

 

하지만 실제로 과학이 어떻게 윤리를 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딱히 기발한 생각이 아직은 없나보다. 단지 well-being, 즉 잘 사는것이 윤리의 기준이 돼야한다고 주장할 뿐이다. 나름 석사과정에서 인지과학을 연구한 샘 해리스라서 기대했던 부분이 있었는지라 아쉽다. 일단 상대주의를 버려야 윤리를 절대적으로 규정할 수 있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에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 같다.

 

 

 

Posted by 이머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