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2014.11.30 00:32

무신론자들의 주장을 잘 정리하고 다소 신선한 주장을 피력한 책이다. 다만 기독교 근본주의 (Christian fundamentalism)을 주로 비판하고 있어서 뻔한 내용들이 좀 많고, 억지스러운 주장 (예: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서 예수의 족보가 불일치하다는 주장. 기독교인들은 마태복음이 친가, 누가복음이 외가 족보를 담고 있다고 정당하게 반박한다)들이 없지 않게 있어 좀 아쉽다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많은 비판 중에서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주장들을 간추려 적어 보겠다.


창조 (Creation)

-창조과학(Creation science) 주장: 하나님은 우주를 7일만에 만드셨다.

-저자 주장: 탄소연대측정(carbon dating)에 따르면 지구의 나이가 45억년쯤 되는데 우주의 나이가 5000년밖에 안됐다는게 말이 되냐. 전세계에 있는 생물학자들의 기본인 진화론을 이렇게 뻔뻔하게 무시하는 용기도 감히 가상하다 할 수 있겠다.


-지적설계 (Intelligent design) 주장: 하나님의 "하루"는 이 우주의 "하루"와는 다르다. 창세기의 "하루"가 우리가 생각하는 24시간이 아니라는 얘기다. 

-저자 주장: 하나님의 "하루"라고 하기엔 성경이 너무 정확하게 묘사한거 같은데? 창세기를 보면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날이니라"라며 이렇게 여섯째 날까지 여섯 번이나 "하루"가 뭔지 친절하게 정의해준다. 그럼 과연 기독교인들이 양심에 찔리지 않고 "아, 여기 있는 저녁은 그 저녁이 아니라..."라고 말할 수 있을지 궁굼하다. 이렇게 자기맘대로 성경을 해석하고 "비유"로 받아들인다면 성경이랑 애솝우화랑 다를것이 뭐가 있는가?


대홍수 (The deluge)

-기독교 주장: 하나님이 인간을 심판하기 위해 지구 전체를 물로 덮어 노아의 방주를 탄 생명체를 제외한 모든 생명체를 말살했다.

-노아의 방주안에 전세계 모든 동물들을 쑤셔 넣기도 힘들 뿐더러, 그 동물들이 1년동안 먹을 어마어마한 음식의 양까지 생각하면 더 믿기 힘들다. 그리고 사자같은 육식 동물들은 전세계에서 1쌍 밖에 남지 않은 초식 동물들을 못 먹었을텐데, 그럼 풀이나 씹고 있었을라나.

전세계의 동물들이 제 발로 걸어 들어왔다고 하는데, 그러면 전세계의 식물들도 알아서 걸어 들어왔을까? 1년동안 식물들이 물 아래에서 살아남았다고 믿는다면 할 말은 없다만.

-성경에 나온 타임라인으로 계산하면 전세계를 덮은 홍수는 약 2300 B.C. 에 일어났다. 따라서 인류의 역사는 2300 B.C 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이집트 문명은 이보다 훨씬 전에 시작해서 쭉 이어져 왔다. 성경의 타임라인이 틀렸거나, 홍수 후 이집트 사람들이 기적적으로 모두 부활해 다시 피라미드를 짓기 시작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사실 이 당시에 매우 큰 홍수가 있었을 가능성은 높다. 그리스 신화, 메소포타미아 신화를 보면 성경과 매우 비슷한 홍수에 대한 내용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홍수가 노아의 가족을 제외한 인류를 전부 말살하고 지구 전체를 덮었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


Hell (지옥)

-기독교 주장: 하나님은 정의로우시기 때문에 선한 자를 천국에 보내고 악한 자를 지옥에 보내 정의를 실천한다.

-저자 주장: 하나님이 인간은 지옥에 보내려면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유없이 인간을 지옥에 보낸다면 하나님은 사디스트, 즉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자일 뿐이다.

이유 1: 인간이 죄 짓는것을 막기 위해서. 하지만 인류의 다수가 지옥에 가는 것을 보면 지옥의 설립 취지가 다소 무의미해졌다고 할 수 있겠다. 

이유 2: 죄 지은 사람들을 천국에서 격리하기 위해서. 그럴 거면 격리만 하면 되지 왜 영원한 고통을 서비스로 선사하는가? 사디스트가 아니라면 말이다.

이유 3: 죄 지은 사람들이 다시 죄를 짓지 않게 하려고. 하지만 지옥이라는게 들어갈때는 맘대로지만 나올때는 아닌 거라서 다시 죄를 않짓겠다고 굳건한 다짐을 해도 결코 용서받을수 없다.

따라서 지옥의 개념을 받아들인다면 결국 "사랑의 하나님은 사디스트"라는 결론에 동의하는 것이다. 


-개방적인 기독교 주장: 사실 "영원히 불타는 지옥"은 비유일 뿐이고 진짜 지옥은 "영원히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격리돼있는 상태"이다. 

-저자 주장: 마가복음 9장을 보면 예수가 "장애인으로 영생에 들어가는 것이 두 손을 가지고 지옥 곧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나으니라"라고 말한다. 이것도 비유로 받아들인다면 도대체 뭐가 비유고 뭐가 사실인지 모르겠다. 아예 예수의 부활도 비유라고 해버리지? (실제로 그노시스파는 예수님의 부활이 인간의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영적 부활"이라고 빋었다)


First Cause (우주의 원인)

-기독교 주장: 모든 것은 원인이 있음 -> 우주의 원인은 하나님임 -> 하나님은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에 원인이 필요없음

-저자 주장: 하나님이 언제나 존재할 수 있으면 물질/에너지(matter/energy) 도 언제나 존재할 수 있음.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보존법칙 (law of conservation of mass-energy)에 따르면 질량-에너지는 생성되거나 사라질 수 없기때문에 언제나 존재하는게 당연함.


다른 말로 하면 그냥 우주가 언제나 있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되는데 왜 굳이 "모든 것의 근원은 하나님!"이라고 외쳐야 한다는 것이냐는 말이다. 빅뱅이 있었다고, 그리고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고 해서 꼭 우주가 "창조"되거나 "시작"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빅뱅 전에도 질량-에너지는 존재했기 때문이다 (아마 질량보다는 에너지의 비중이 더 컷을 것이다).


God is love (하나님은 사랑이시니라)

-요한1서 4:8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

-고린도전서 13:4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출애굽기 20:5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나 네 하나님 여호와는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쉽게 말하면 하나님(=사랑)은 시기하지 않지만 질투는 한다. 시기(Envy)와 질투(Jealousy)에 미묘한 차이가 있는건가? 아님 구약에선 질투하지만 신약에 와서 하나님이 질투하지 않기로 결심한걸까?


Moral standards (도덕적 기준)

-기독교 주장: 하나님 없이 어떻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는가? 사람마다 도덕적 기준이 다 다른데.

-저자 주장: 개인적으로 타인의 권리(rights)를 존중하는 행동이면 옳고, 존중하지 않으면 그르다고 생각한다.


Sex only between marriage (결혼안에서만 결혼)

-기독교 주장: 섹스는 하나님이 부부에게 주신 선물이며 한몸이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결혼 안에서만 허락된다.

-저자 주장: 성경이 쓰여질 당시, 아니 300년전만 해도 결혼은 사춘기에 다다를때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성경의 간음이라는 것은 1) 결혼한 다음 결혼 밖에서 성교하는 것 2) 13살 전에 성교하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공업 혁명 후 우리는 지금 나이 서른에도 결혼하기 힘든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사춘기 후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성적 욕구를 20년 가까이 참으라는 건가? 물론 무분별한 성교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결혼 전 성교를 금지하는 것도 시대착오적이다.



전세계 기독교 신자들 중 성경과 기독교 신학의 이런 오류들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만약 인지하고 있다면 어떻게 정당화를 할지 매우 궁굼하다. 적어도 나는 하나님이 인간들로 하여금 일부러 의심하게 만들기 위해 성경에 저런 오류를 집어넣었다고 생각할수 밖에 없다.


Posted by 이머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