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2014. 1. 20. 20:36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거다: 운동해라. 인간이 운동해야되는 이유는 수십만년간 식량이 풍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살아와서 21세기의 식량 과잉에 적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먹을 것, 특히 몸에서 빠르게 흡수되는 가공식품이 많은 상황에서 인간의 삶은 더욱 편리해지고 에너지 소모가 적어지니 산업혁명 전에는 없었던 당뇨와 심장마비같은 mismatch diseases가 생긴 것이다. 이외에 인간이 최근까지는 사용하지 않았던 것들 (의자, 책, 신발 등)을 사용하게 되면서 여러 질병이 유발된다. 무턱대고 루소의 말처럼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말은 아니지만, 이런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인식하며 살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의 주된 연구 주제가 달리기의 역사라는데 역시 이 책에서도 자세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인간이 결국 원숭이랑 달라지게 된 이유는 두발로 걸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두발로 걷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손과 도구를 사용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어서라고 말한다. 인간이 두 발로 걷는 자세는 원숭이가 네 발이나 두 발로 걷는 것보다 소모되는 에너지 차원에서 훨씬 더 효율적인데, 특히 식량이 많이 부족했던 빙하기에서 인간은 비교적으로 식량을 더 쉽게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충분한 에너지를 구할 수 있었기에 인간은 더 큰 두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두뇌는 하루 총 칼로리 소모량의 20%를 차지한다).


생명공학 연구를 생각하고 있는 나를 다소 맥빠지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현재 대부분의 건강 문제는 mismatch disease 에서 비롯한다고 주장하고, 이런 mismatch disease, 즉 당뇨, 심장마비, 암, 알레르기 등은 비싼 연구보다 예방 방안에 의해서 더 저렴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전자 변형이나 약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먹는 것과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꿔서 질병의 근원을 제거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런 글을 읽을 때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발견이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것을 서로 공유하고 실천하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나는 연구를 하고 싶은데, 이것 참 큰일이다.


P.S. 측두엽을 자극하면 무신론자들도 "spiritual" 경험을 가진다고 한다. 에벤 알렉산더의 "나는 천국을 보았다"를 상기하며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뇌과학은 블루오션이라는데, 이 분야도 재미있을것 같다. 

Posted by 이머츄어